난생 처음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까지 마쳤다.
그 비싼 고대안암병원은 포기하고 간단한 수술이라기에 집에서 가까운 동부시립병원에서 치료를 마쳤다. 가격보다도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기에.. .
[일상의..] - 격한 기분 달래기
여긴 그런 복잡한 과정이 없었다. 혼자서도 치료가 충분하다.
덕분에 검사비는 두 번 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너무 저렴하고 간단하게 회복이 된 셈이다.
최악의 경우를 피한 상태이고 물론 조직검사와 경과를 보러 한 번 더 내원해야 하지만 어쨌든 속시원하다.
시립병원의 소감을 말한다면?
사람들의 예전 이미지 때문일까? 한가하다.
처음 진료를 받을 때 옆의 대기환자가 말하기를 '요즘은 사람들이 돈이 많아서 비싼 병원만 간다'하고 하던데 동감이다.
근데 뭐 전문적인 치료를 요하는 것도 아니고 간단한 질병정도야 공립,시립병원이 뭐 어떤가?
사람들 시선 의식해서 질병 치료마저 사치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보험처리로 의료 쇼핑하는 사람들도 많다던데.. .
한국 사람들.. 그런 허의허식 진저리 난다.
신축한지 얼마 안되서인지 시설도 무지 깨끗하고 의사, 간호사, 직원들 모두 친절하다.
또한.. 그런 선입관으로 인해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 신기한데.. 입원실 환자목록을 보니 내 나이가 가장 어리다.
처음에 2인실로(고대안암병원 17만원선, 시립병원 5만원선) 예약했다가 여유가 생겨 5인실로 내정이 되었는데 1일 입원실 사용료가 1만원도 안된다.
중풍 환자, 거동이 힘드신 환자, 교통사고 환자, 디스크 환자등 뭐 나이 드신 분들이랑 있는게 처음에는 꺼림칙 했는데 그 것도 몇 시간 지나니까 적응된다.
첫 날 환자분들의 특성상 뒤척임이 많아 잠을 못 이루었는데 이틀째부터는 잠이 시도 때도 없이 오고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사람들의 방해도 없이 3일간 책 3권이나 독파하고 일본어도 공부하고... 천상 체질인가?
적응력이 무척 빠르다는 사실을 다시 실감했다.
그리고 3일간 라디오를 다시 접했다.
사람들의 사연이 묻어있는 노래들과 추억의 노래, 가슴을 진동시키고 눈시울을 젖게 하는 노랫말들, 리듬만 들어도 두근대고 짠해지던 팝송들.
그렇게 다시 생각났다.
불꺼진 병실에서 베개에 파묻혀 이어폰으로 라디오를 듣는 순간.. 사랑은 내 것이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커리큘럼 짜고 주말 강의하고
떠나간 사람들, 내가 찾아야 하고 일본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미안하다.
내가 아프게 한 것에 대하여.
내 몸 상처는 치유되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준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하지?
다시 내가 더 아프다고 하면 말 장난인가?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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